나의 심리상담소

요즘 나는 일상 속에서 더 자주 심리상담을 하게 된다. 친구와 가벼운 안부를 나누다가,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다가, 누군가를 함께 기다리다가—무심코 흘러가던 대화가 어느새 상담으로 이어진다. 특별한 장치 없이도 마음을 여는 그 순간은, 의외로 자연스럽고 조심스럽게 다가온다. 치료실에서보다 저항이 덜하고, 라포(Rapport) 역시 더 빠르게 형성된다. 어쩌면 이처럼 일상의 공간이야말로 가장 현실적이고 살아 있는 임상 현장일지도 모른다. 물론, 잘 갖춰진 상담소나 체계적인 보상 시스템이 있다면 보다 안정적으로 다양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. 하지만 그것이 없다고 해서 우리의 역할이 축소되는 것은 아니다. 우리는 어디에서든, 어떤 상황에서든 자신의 전문적인 역량을 통해 타인의 삶에 의미 있는 개입을 할 수 있다. 상담은 반드시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. 누군가의 이야기를 진심으로 들어주고, 그 마음의 결을 함께 느끼려는 순간 자체가 이미 상담의 시작이다. 일상은 늘 우리에게 그런 기회를 건넨다. 준비된 사람이라면, 그 틈을 통해 누구보다 자연스럽고 진정성 있게 사람 곁에 머무를 수 있다.